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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도난 유물·유해 짐바브웨 반환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7-08 16:11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짐바브웨의 국가 상징인 석조 조각상과 식민지 시대 강탈당한 유해 8구를 짐바브웨에 돌려줬다.

지난 14일 케이프타운 이지코 남아프리카박물관에서 열린 반환식에는 짐바브웨 국기로 덮인 관 8개가 나란히 놓였다. 이 중 하나는 1910년 두개골과 턱뼈가 채집된 부족 추장의 것으로 추정되며, 116년간 박물관 서랍에 보관돼 있었다. 또 다른 유해는 주술 혐의로 살해된 남성의 것으로 알려졌다.
짐바브웨의 영국 식민통치 종식 46주년 독립기념일(4월 18일)을 나흘 앞두고 이뤄져 상징성이 더해졌다
짐바브웨의 영국 식민통치 종식 46주년 독립기념일(4월 18일)을 나흘 앞두고 이뤄져 상징성이 더해졌다
남아공 스포츠예술문화부 장관 게이턴 매켄지는 이 유해들이 "발견되거나 기증된 게 아니라 무덤에서 직접 파헤쳐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환식에서 "누군가의 지도자였고 많은 이의 조상이었던 사람이 116년간 박물관 서랍에 앉아 있었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정부 대표로 참석한 폴 다마사네 목사는 유해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반환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으며, 매켄지 장관은 "신성한 것을 빼앗기면 그 민족의 이야기 한 조각도 함께 사라진다. 이를 돌려주는 것은 그 이야기와 자긍심, 존엄을 되찾는 일"이라고 말했다.

함께 반환된 조각상은 짐바브웨의 국가 상징인 '짐바브웨 새(차풍구)'다.

11세기부터 13세기 사이 융성했던 고대 문명 그레이트 짐바브웨의 석조 유적에서 나온 비누석 조각으로, 높이 약 33센티미터의 회녹색 새 조각상이다. 짐바브웨 국기와 화폐에 새겨질 만큼 국가 정체성의 핵심이며, 보호령의 영이 깃들어 있다고 여겨지는 신성한 상징이기도 하다. 원래 그레이트 짐바브웨의 돌기둥 위에 놓여 있던 새 조각상 8개 중 이번에 돌아온 것이 마지막 하나다.

19세기 말 한 영국인 탐험가가 조각상을 받침대에서 뜯어내 케이프 식민지 총리(1890~1896년 재임)였던 영국 광산 재벌 세실 로즈에게 팔았다. 이 조각상은 로즈의 케이프타운 저택에 전시돼 있다가 1902년 그의 사망 후 정부에 귀속됐다. 나머지 새 조각상들은 짐바브웨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80년 이듬해인 1981년 이미 반환된 바 있어, 이번이 마지막 한 점의 귀향인 셈이다.

남아공 문화부는 "세실 로즈에게 처음 팔려나간 지 거의 140년 만에 바로 그 조각상이 마침내 고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반환은 아프리카 대륙 곳곳에서 식민지 시기 약탈당한 유물과 유해를 되찾으려는 전 세계적 흐름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영국군에 처형된 반식민 투사들의 후손들이 유럽 기관에 '전리품'으로 보관돼 있는 조상의 유해를 돌려달라고 영국 정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번 반환식은 짐바브웨의 영국 식민통치 종식 46주년 독립기념일(4월 18일)을 나흘 앞두고 이뤄져 상징성이 더해졌다. 짐바브웨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이 직접 반환식에서 유물을 인계받을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그레이트 짐바브웨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이집트 피라미드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전(前) 식민시대 석조 구조물로 꼽힌다. 현재 프랑스개발청 지원으로 500만 달러 규모의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며 조만간 완공될 예정이다.

남아공의 이번 조치는 아프리카 국가 간 자발적 환수가 유럽을 향한 반환 압박의 도덕적 근거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어질 더 큰 규모의 문화재·유해 반환 논의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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