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가나 정부 거버넌스·안보 담당 대변인 팔그레이브 보아케-단콰 박사와 대테러·안보 분석가 이매뉴얼 코틴은 지난 15일 ICC 검찰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남아공에서 반복돼온 이주민 대상 공격이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서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을 겨냥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공격 패턴"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살해와 폭행, 약탈, 강제 이주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청원서는 또 남아공 당국이 이런 폭력을 충분히 예방하거나 기소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정부가 살인을 포함한 범죄를 막고 처벌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코틴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단지 ICC가 이 혐의들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며, 이번 청원이 가나 정부의 지지를 받지 않은 민간 차원의 시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원인들은 우간다의 이디 아민,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 등 과거 국제사회가 책임을 물었던 사례를 함께 거론하며, 아프리카인이 아프리카인을 살해하는 일이 당연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청원이 남아공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남아공을 '형제국'이자 아프리카 대륙의 핵심 국가로 여긴다는 점도 함께 밝혔다.
◇ 최근 몇 달간 반이민 시위 격화…나이지리아·가나·말라위 자국민 송환
남아공은 최근 몇 달간 반이민 시위가 격화되며 몸살을 앓아왔다. 시위대는 높은 실업률과 범죄, 공공서비스 부담의 원인을 외국인 탓으로 돌려왔다. 이 과정에서 벌어진 폭력으로 여러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이들은 폭행을 당하거나 집과 상점을 약탈당했다. 수만 명이 남아공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은 나이지리아와 가나, 말라위가 자국민을 송환하고 남아공 외교관을 초치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 ICC "청원 접수 확인"…예비조사 여부는 검찰 판단
ICC는 AP통신에 이 청원을 접수했다고 확인했다. 로마규정에 따르면 개인이나 단체는 검찰에 혐의 관련 정보를 제출할 수 있으며,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예비조사에 나설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청원인들은 ICC가 라마포사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정부 관계자들이 피해자 보호 실패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를 가려줄 것을 요청했다. 처벌 없이 넘어갈 경우 외국인을 향한 추가 폭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했다.
이번 청원과 관련해 남아공 정부 대변인은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아공은 지난 20년 가까이 주기적으로 반이민 폭력이 발생해왔으며,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당국에 반복적으로 대응을 촉구해왔다.
넥스트포스트 한유리 전문위원 africanews@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