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남아공 연료비 상승에 긴축 장기화
나이지리아 외환보유액은 17년 만에 최대
유가 상승은 지난 2월28일 시작된 이란 관련 무력 충돌 이후 본격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운송 차질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는 정제 석유제품을 해외에서 들여온다. 유가가 오르면 연료비와 운송비가 함께 상승한다. 비용 증가는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으로 이어진다.

케냐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6.7%까지 뛰었다. 2024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이로비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14실링 안팎으로 올랐다. 2월 말 이후 휘발유는 20% 넘게 상승했고 경유는 40% 가까이 뛰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연료비 상승 영향을 받았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0%로 2024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남아공의 연료 가격은 1년 전보다 34.3% 올랐다. 경유는 50.8%, 휘발유는 31.7% 상승했다. 운송 물가 상승률도 12.7%까지 높아졌다.
물가 부담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남아공중앙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7%로 동결했다. 지난 5월 금리를 올린 뒤 완화 기조로 돌아서지 못했다.
케냐도 2년 가까이 이어온 금리 인하 흐름을 사실상 멈췄다. 보츠와나는 기준금리를 올렸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6.5%로 유지했다.
세계은행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1%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역내 물가 상승률 중간값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산유국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나이지리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20일 52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원유 관련 세수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외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유가 상승이 원유 수입국에는 비용으로 작용한 반면 수출국에는 외화 확보 기회가 된 셈이다.
다만 산유국도 구조적 위험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경제는 국제 가격이 하락하면 재정과 외환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
부채가 많은 국가는 대응 여력도 제한적이다.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더 오를 수 있고 금리를 유지하면 경기와 부채상환 부담이 커진다. 개발 사업에 투입할 재원이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아프리카 경제 흐름은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에 좌우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안이 이어지면 수입국의 물가와 금리 부담도 장기화할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외환이 늘어난 산유국도 가격 상승분을 재정 안정과 산업 투자로 연결하지 못하면 일시적 호황에 그칠 수 있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