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는 지난 4일 '지도를 바로잡자'는 내용의 결의를 채택했다. 결의는 세계 각 지역의 면적을 공정하게 표현하는 지도의 활용을 장려하고, 아프리카의 지리적 규모가 축소돼 보이는 기존 지도의 한계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리카와 그린란드다. 메르카토르 지도에서는 두 지역의 크기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아프리카 면적은 그린란드의 약 14배에 이른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미국과 중국, 인도, 일본을 모두 넣고도 공간이 남는다.
유엔 결의는 메르카토르 지도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은 아니다. 면적을 비교하거나 대륙의 규모를 보여주는 자료에는 '이퀄 어스'처럼 실제 면적 비율을 유지하는 등적도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다. 이퀄 어스 도법은 지구 각 지역의 상대적 크기를 보존하면서도 일반적인 세계지도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논의는 단순한 지도 제작 방식의 문제를 넘어선다. 지도가 세계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지역의 경제·정치적 중요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주장이다. 실제보다 작게 표현된 대륙의 모습이 아프리카를 주변부로 인식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이어져 왔다.
결의안은 토고가 주도하고 아프리카연합이 지원한 '코렉트 더 맵' 운동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앞으로 각국 정부와 교육기관, 언론사, 지도 서비스 기업이 어떤 투영법을 선택하느냐가 후속 과제로 남는다.
교과서와 방송 그래픽, 온라인 지도에 새로운 도법이 확대되면 세계를 바라보는 익숙한 시각도 달라질 수 있다. 지도에서 아프리카의 제 크기를 되찾으려는 움직임은 지리적 정확성뿐 아니라 대륙을 바라보는 오랜 인식을 바로잡는 시도로 평가된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