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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부유세 접는데...남아공도 결국 동참

황상욱 기자

입력 2026-07-07 17:17

고동와나 장관 "소득세가 더 효과적"...아프리카 최고 불평등국 재분배 논쟁 재점화

[넥스트포스트=황상욱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부유세 도입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에녹 고동와나 남아공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소득세가 부유층 과세에 훨씬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히며 10년 넘게 정책권에서 간헐적으로 불거졌던 부유세 논쟁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결정으로 요한 루퍼트, 패트리스 모트세페 등이 이끄는 남아공 억만장자 계층은 직접적인 수혜를 입게 됐다. 포브스 등 추정에 따르면 루퍼트의 자산은 102억 달러, 모트세페는 37억 달러 수준이다. 남아공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소득 불평등 국가로 지니계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고액 자산가에 대한 재분배 압력도 꾸준히 정치권에서 제기돼 왔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모습
남아공 케이프타운 모습
세계적으로도 부유세를 운영하는 국가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1990년에는 12개국이 부유세를 시행했지만 현재는 노르웨이·스위스·스페인·콜롬비아 4개국만 남아 있다. 남아공 재무부는 이 같은 국제적 흐름을 근거로 부유세가 징수 비용이 크고 행정적으로 복잡하며 자본 유출을 부추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남아공은 상속세·증여세·증권거래세·부동산양도세 등 4대 자산 관련 세금으로 2021~2022년 220억 랜드, 2024~2025년 213억 랜드의 세수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동와나 장관은 소득세가 몇 배 더 많은 세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창출한다고 강조했다. 남아공의 2026년도 예산 자료에 따르면 상위 13% 납세자가 전체 개인소득세 세수의 60%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은 이들이 부유세 도입 시 세금 거주지를 옮길 위험이 가장 큰 계층이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이번 논쟁은 최근 남아공을 덮친 유류가격 위기와 맞물려 다시 불붙었다. 고동와나 장관은 부유세뿐 아니라 정유 자산 국유화 요구에도 선을 그으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재계는 이번 결정에 환영 입장을 밝힌 반면 노동계와 좌파 정당 쪽에서는 불평등 해소의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책은 일단락됐지만 남아공의 뿌리 깊은 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부유세 논쟁은 다음 예산 시즌에 다시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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