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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소외된 아프리카, 성장 격차 뚜렷

황상욱 기자

입력 2026-07-14 15:33

IMF 사하라이남 성장률 4.3% 유지했지만 기술 투자 흐름에선 열외

[넥스트포스트=황상욱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2026년 성장률을 4.3%로 유지했다. 지난 4월 전망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표면적으로는 안정세로 읽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을 타고 뛰는 나라들과 그렇지 못한 나라들 사이의 격차가 이 지역 안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IMF는 이번 전망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2024~2025년 평균 3.5%에서 올해 3.0%로 낮춰 잡았다. 중동 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여파로 작용했다. 다만 기술 투자 붐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는 게 IMF의 판단이다. 지역별 편차는 크다. 나이지리아는 4월 전망과 같은 4.1% 성장이 예상되고 2027년에는 4.3%로 오히려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성장률 전망치도 1.1%로 0.1%포인트 상향됐다. 반면 역내 나머지 국가들의 성장률은 지난해 5.6%에서 2026~2027년 5.2%로 오히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 여력과 개혁 이행 속도, 대외 충격 노출도에 따라 나라별 명암이 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붐 소외된 아프리카, 성장 격차 뚜렷
이런 격차의 핵심 축은 원자재냐 기술이냐다. 나이지리아 같은 에너지 순수출국은 국제유가 상승과 앞서 진행한 개혁 성과 덕에 버틸 여력이 있다. 문제는 이 지역 대부분 국가가 AI가 주도하는 기술 투자 사이클에서는 사실상 배제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AI 하드웨어 4대 순수출국은 예상치 대비 평균 4.4%포인트 웃도는 성장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오히려 0.3%포인트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를 수입하는 나라임에도 AI 관련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4월 대비 0.7%포인트 오른 2.6%로 상향된 것이 대표 사례다. 반대로 유로존은 이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에너지 부담까지 겹치며 성장률 전망치가 0.4%로 낮아졌다.

아프리카가 이 기술 사이클에 올라타지 못하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투자 공백이 있다. 세계은행이 앞서 낸 보고서를 보면 아프리카연합이 목표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 1%를 채운 사하라이남 국가는 사실상 없다. 대다수 국가가 0.1~0.4%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나마 케냐(0.81%)와 세네갈(0.58%), 남아공(0.62%)이 목표치에 근접한 정도다. 기술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세계적인 투자 붐이 불어도 그 온기가 닿기 어려운 구조다.

세계은행은 같은 보고서에서 아프리카의 성장 문제를 구조적 과제로 규정했다. 낮은 투자와 취약한 생산성, 제한적인 일자리 창출이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높은 부채 상환 부담이 개발 지출을 밀어내고 있고, 대외 원조가 줄어드는 상황도 저소득국에 추가 압박으로 작용한다. 물가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역 평균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4.8%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중동발 파급 효과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IMF가 제시한 헤드라인 숫자만 보면 아프리카 경제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원자재 가격에 기대는 나라와 기술 투자 흐름에 올라탄 나라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연구개발 투자와 산업 다변화 없이는 이 지역이 다음 성장 사이클에서도 관찰자 자리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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