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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OA 시한부 연장, 중국은 무관세 개방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7-14 16:05

미국 관세 압박에 남아공 직격, 아프리카는 역내 통합으로 대응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아프리카의 최대 통상 파트너였던 미국이 관세 장벽을 세우는 사이, 중국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문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은 연말까지 시한부로 연장된 상태다. 미국은 철강과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매겨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정면으로 겨눴다. 같은 시기 중국은 수교국 53개국에 사실상 전면 무관세 혜택을 열었다. 강대국의 통상정책이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사이, 아프리카는 역내 무역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AGOA 시한부 연장, 중국은 무관세 개방
AGOA는 2000년 제정된 미국의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특혜관세 제도다. 지난해 9월 30일 한 차례 만료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2월 통합세출법에 서명하면서 소급 연장돼 12월 31일까지 다시 효력을 이어가는 중이다. 문제는 이 연장이 임시방편에 그친다는 데 있다. 미 의회는 연말까지 개정 법안을 새로 통과시켜야 한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개발 지원 성격이 강했던 기존 특혜 프로그램을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권 보장과 자격요건 강화 중심으로 손보려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혜 연장 여부가 정치적 판단에 좌우되는 구조 자체가 아프리카 수출업체들에는 불안 요소다.

관세 압박은 이미 현실이 됐다. 미국은 지난해 6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50% 관세를 매겼다. 올해 4월에는 관세 체계를 다시 짰다.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제품에는 50% 추가관세를, 이들 소재가 주로 쓰인 파생상품에는 25%를, 특정 금속집약적 산업·전력설비에는 2027년 12월까지 15%의 최소관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대륙 내 철강과 알루미늄 가공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남아공이 가장 크게 흔들렸다. 자동차에도 별도로 25% 관세가 붙으면서 남아공 자동차 제조업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같은 시기 중국은 반대로 갔다.

지난 5월 1일부터 수교 관계에 있는 아프리카 53개국을 대상으로 사실상 전면 무관세 정책을 시작했다. 미국의 대아프리카 교역 규모는 중국-아프리카 교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중국과 러시아, 아랍에미리트에 뒤처져 있다.

관세로 문턱을 높이는 미국과 무관세로 문턱을 낮추는 중국. 이 대비가 아프리카 각국 정부의 통상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프리카연합과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사무국은 역내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AGOA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오히려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아프리카 역내 교역이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14.9%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행인 대목은 있다. 역내 교역에서 제조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금속(7%)이나 에너지 광물(20%)보다 훨씬 높다. 중장기적으로 역내 시장을 키우면 대외 충격을 완화할 여지가 그만큼 남아 있다는 뜻이다.

특혜는 흔들리고 관세는 늘어나는 미국, 그리고 반대로 문을 여는 중국. 그 사이에서 아프리카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인프라 부족과 규제 부조화 같은 오랜 과제를 풀지 못한 채로는 역내 통합 구상도 속도를 내기 어렵다. 연말로 다가오는 AGOA 재연장 여부가 이 저울의 다음 무게추가 될 전망이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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