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누엘 아르마-코피 부아 가나 토지천연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수도 아크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의 토지 등록 속도는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등록 처리 기간을 1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목표는 전국 단위 디지털 개혁인 전략적 토지행정 개혁 프로젝트(SLAP)의 하나로 추진된다.

개혁의 출발점은 초강수였다. 존 드라마니 마하마 대통령은 지난해 1월 토지위원회에 공공 토지 임대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대규모 심사 과정에서 신청 서류 전반의 부정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전국 16개 주에서 8160건의 임대 신청이 전수심사 대상에 올랐고 내각은 심사위원회의 권고를 승인했다.
미완료 거래는 일괄 취소됐고 완료된 거래는 건별로 정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정당한 절차를 건너뛴 것으로 확인된 배정은 회수 조치되고 있다. 토지위원회 업무는 재개됐지만 모든 거래는 새로 마련된 안전장치를 거쳐야 한다.
디지털 전환의 세부 내용도 구체화되고 있다. 토지위원회는 토지 서비스 자동화와 함께 위성 측량 기준국(CORS) 운영, QR코드를 붙인 부지 도면 도입, 지대 관리 시스템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의회에 보고했다. 토지 정보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위원회 서비스를 지구 단위까지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재정 성과도 나타났다. 토지부는 부족 소유지에서 걷는 스툴 토지 수입이 올해 상반기 2억6561만 세디로 연간 목표의 75.48%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가나의 토지 문제는 아프리카 여러 나라가 공유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 기준으로 가나 국토의 약 78%는 부족과 가문 등 관습적 소유자가 보유한다. 국가 등기 체계와 전통 소유 질서가 겹치면서 이중 매매와 문서 위조를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현지 언론은 관습 토지를 관리할 사무국 확산이 시급하다며 추장과 가문 수장들이 토지행정 현대화를 권위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권위를 지키는 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혁의 칼날은 주거 제도로도 향하고 있다.
길버트 케네스 아제이 공공사업주택수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의회에서 "63년 된 1963년 임대차법과 1986년 임대통제법이 주택 시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두 법을 폐지하고 단일 현대법으로 대체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새 법에는 저소득 세입자를 자의적 임대료 인상에서 보호하고 민간 임대주택 투자를 유도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관건은 실행이다. 현지에서는 잘 만든 법과 개혁이 집행 단계에서 좌초한 전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기소 창구에서 시민이 체감하는 처리 속도가 실제로 달라지는지, 전통 권력과의 협력이 유지되는지가 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새 임대차법은 이번 회기 안에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가나의 땅과 집 제도 대수술은 하반기에 다음 고비를 맞는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