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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반LGBTQ 법안 통과, 대통령 서명만 남았다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7-21 17:41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가나 의회가 성소수자 규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제 대통령 서명만 남았다.

가나 의회는 지난 5월 29일 '인간 성적 권리와 가족 가치 법안'을 가결했다. 동성 간 성행위에 최대 징역 3년, LGBTQ 활동을 옹호하거나 후원·지원하는 행위에는 3년에서 최대 10년의 형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존 마하마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마하마 대통령은 앞서 서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가나에서 동성 간 성행위는 영국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법으로 이미 불법이다. 다만 이 조항으로 실제 기소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새 법안은 처벌 범위를 크게 넓혔다는 점에서 기존 법과 다르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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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살아난 법안, 바뀐 것은 정권

이 법안은 처음 등장한 게 아니다. 2024년 2월 8대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로 한 차례 통과됐다. 그러나 당시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았고, 의회 해산과 함께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아쿠포아도 전 대통령은 가나가 인권과 법치에서 후퇴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2025년 1월 취임한 마하마 대통령은 전임자와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25년 11월 가나기독교협의회를 만난 자리에서 결혼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것이며 성별은 태어날 때 정해진다고 말했다.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켜 자신에게 오면 서명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지지자들의 압박을 받아온 집권 국민민주회의(NDC) 소속 의원들이 법안을 다시 표결대에 올렸고, 헌법·법률위원회의 만장일치 권고를 거쳐 음성 표결로 가결됐다.

◇ 팽팽한 두 진영

법안을 둘러싼 가나 사회의 시선은 정반대로 갈린다.

종교계는 강하게 지지한다. 가톨릭주교회의와 기독교협의회, 이슬람 최고성직자가 모두 법안 편에 섰다. 이들은 법안이 가나의 가족 가치와 문화 규범을 지킨다고 주장한다. 기독교인이 다수인 보수적이고 종교색이 짙은 사회에서 이런 목소리는 폭넓은 지지를 받는다.

반대편에는 인권단체와 법률가들이 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법안이 차별 금지와 사생활, 표현·결사의 자유 같은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한다. 가나 인권행정정의위원회도 법안이 기본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경고했다.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위헌 소지도 제기된다. 아프리카국제법책임센터의 윌리엄 냐르코는 법안 통과 과정에서 의회가 헌법상 정족수 요건을 지켰는지가 향후 법적 다툼의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크라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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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을 가로지르는 흐름

가나의 사례는 국경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프리카 54개국 가운데 30개국 넘게 동성 간 성행위를 처벌한다. 우간다와 모리타니, 소말리아는 동성애에 사형까지 부과한다. 세네갈은 최근 동성 관계 처벌 상한을 징역 10년으로 높였다. 부르키나파소도 비슷한 입법을 검토 중이다.

가나 의회가 법안을 통과시킨 시점도 눈길을 끈다. 제4차 아프리카 의회 간 가족 가치·주권 회의가 수도 아크라에서 열리기 며칠 전이었다. 법안이 대륙 차원의 보수적 흐름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법안이 발효되면 가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강경한 성소수자 규제 국가 가운데 하나가 된다. 새 법의 운명은 대통령의 펜 끝에 달려 있다. 서명이 이뤄질 경우 예상되는 헌법 소송이 다음 국면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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