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M은 실종이주자프로젝트와 이재민추적매트릭스, 지역 파트너 자료를 종합해 세계 이주경로 개괄 보고서를 매년 발표한다. 이번 조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달간의 자료를 담았다. IOM 부총재는 전 세계 이주민 3억400만명 가운데 거의 절반이 일자리와 가족, 교육, 안전을 위해 자국이 속한 지역 안에서만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관심이 몰리는 몇몇 경로 바깥에서도 위험한 이동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비슷한 패턴은 다른 대륙에서도 확인된다. 방글라데시로 향하는 로힝야족 난민은 지난해 6500명 넘게 바다를 통해 이동을 시도했는데 이 중 약 90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이 가운데 66%가 여성과 아동이었다. 안다만해와 벵골만을 통한 이동은 전 세계 난민과 이주민 해상경로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구간으로 지목됐다. 아프리카 안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4일에는 소셜미디어에 퍼진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대규모 인파가 몰렸고 이 과정에서 80명 넘는 사람이 숨지고 무연고 미성년자 800명이 오갈 곳 없이 남겨졌다. 정확한 정보가 없을 때 이주민들이 얼마나 급작스럽고 위험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다.
최근에는 모리타니 해역에서도 비극이 이어졌다. 지난주 유럽으로 향하던 배 여러척이 침몰하면서 14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유엔난민기구가 집계했다. IOM은 중동 분쟁으로 레바논에서 대규모 피란이 발생하고 시리아로의 국경 간 귀환도 늘었다고 밝혔다. 예멘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의 뿔 동쪽 경로 이용자도 9% 증가했다. 하나의 이동경로가 막히거나 위험해지면 사람들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경로로 옮겨간다는 사실을 데이터가 보여주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언급된 경로 대부분이 아프리카를 거점으로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서아프리카에서 출발해 스페인으로 가는 대서양 항로와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향하는 육상 경로, 아프리카의 뿔에서 예멘으로 가는 경로 모두 대륙 내부의 분쟁과 경제난에서 출발한다. 유럽 각국이 국경 단속을 강화할수록 출발지가 남쪽으로 밀려나며 항로가 길어지고 그만큼 위험도 커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IOM은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정 항로의 통제를 강화하는 정책만으로는 이주 자체를 막기 어렵고 오히려 사람들을 더 위험한 우회로로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