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중앙은행(CBN)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외환보유고는 525억달러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앙은행이 제시한 연간 목표치도 넘어섰다.
나이라 가치도 올랐다. 지난 17일 달러당 1350나이라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월22일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달러당 1368나이라와 비교하면 약 1.3% 절상됐다. 공식환율과 암시장 환율 간 격차도 2% 미만으로 좁혀졌다.

시장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도 이어졌다. CBN은 지난달 예금은행의 재할인창구와 상시대출제도 접근 제한을 완화하고, 4일에서 90일 만기의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다시 시작했다.
물가 지표도 표면적으로는 안정되는 흐름이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15.93%에서 6월 15.91%, 7월 15.43%로 석 달 연속 둔화했다. 연료보조금 폐지와 환율 통합 등 티누부 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이 시차를 두고 일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7월 식품물가 상승률은 20.31%로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생활비에서 비중이 큰 식료품 가격 부담은 오히려 커진 것이다.
현지에서는 거시경제 지표 개선이 아직 서민 생활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식료품 양이 줄고, 청년층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데다 자영업자들도 발전기 연료비와 운송비, 임대료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보유고의 구성과 질을 둘러싼 의문도 남아 있다. 현지 일부 매체는 525억달러에 달하는 보유고의 세부 구성 내역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외부에서 건전성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라예미 카르도소 CBN 총재는 외환보유고가 나이라 가치를 방어하는 데 지속적으로 소진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환보유고 증가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보다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도 거시지표와 실제 생활수준 사이의 차이를 별도로 측정하기로 했다. 타이오 오예델레 재무장관은 지난달 빈곤율과 1인당 실질소득, 불평등 등을 추적하는 '공유번영 성적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외환보유고와 환율, 헤드라인 물가만으로 개혁의 성패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공유번영 성적표'가 가동되면 금융시장 안정과 가계 체감경기 사이의 간극이 실제로 얼마나 좁혀지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