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윌리엄 루토 대통령의 경제자문인 데이비드 은디이는 지난 20일 나이로비 자본시장포럼에서 아프리카 최대 부호 알리코 단고테가 케냐에 건설을 추진 중인 정유공장 지분 30%를 동아프리카 국가들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분 참여는 아직 확정된 계약이 아니다. 단고테그룹의 공식 발표나 최종투자결정도 나오지 않았다.
정유공장 후보지는 당초 탄자니아 탄가도 거론됐지만 상업성과 기술적 여건 등을 고려해 케냐 라무로 정해졌다. 계획대로라면 하루 70만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단고테가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운영하는 정유공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총사업비는 약 170억달러로 거론되고 있으며 정유설비 자체에는 약 160억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무항과 남수단·에티오피아·케냐를 연결하는 라프셋(LAPSSET) 회랑과도 인접해 동아프리카 물류망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케냐 정부는 이 사업이 실제 추진될 경우 자국 최대 규모 민간투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토 대통령은 프로젝트가 청년 일자리 약 6만개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정유공장 지분 참여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지역은 상당량의 석유제품을 중동과 아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제 유가와 환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은디이는 남수단 약 35만배럴, 우간다 25만배럴, 케냐 12만배럴 등 역내 원유 생산 잠재력도 제시했다. 다만 이 수치들을 단순 합산하면 그가 언급한 지역 전체 잠재력과 차이가 있어 실제 생산 가능 규모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자체 정제 능력을 갖추면 원유를 생산하고도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를 다시 수입해야 하는 구조를 일부 개선할 수 있다. 연료 수입에 쓰이는 외화를 줄이고 국제 유가 급등 시 충격을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참여국들이 기대하는 효과다.
이번 구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부가 단순히 투자 유치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지분을 통해 역내 에너지 인프라에 장기적으로 참여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소수 지분 보유가 곧 저렴한 연료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유사업은 원유 가격과 정제마진, 설비 가동률 등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자본집약적 산업인 만큼 참여국도 투자 위험을 함께 부담하게 된다.
착공 시점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은디이는 오는 9월을 언급했지만 단고테는 이달 8일 10월 착공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까지는 부지 지반 조사와 설계·엔지니어링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완공까지는 최소 3~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제안은 동아프리카 국가들이 정제유 수입국에서 벗어나 역내 에너지 공급망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지분 계약과 최종투자결정, 착공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확인해야 할 단계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