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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티베트 홍수 사망 472명, 실종 1535명으로 늘어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8-28 14:41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네팔과 중국 국경을 잇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사흘째를 맞으면서 사망자가 472명까지 늘었다. 실종자도 1500명을 넘어선 가운데 거대한 빙하와 암석 붕괴, 이른바 '빙하호 붕괴'가 이번 재난을 키웠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히말라야 지역의 기후위기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지난 26일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이날까지 46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인접한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홍수와 연관된 산사태 등으로 3명이 숨져 양국 사망자는 모두 472명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까지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362명이었지만 네팔 바그마티주 안팎에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하루 만에 100명 이상 늘었다.
대홍수 당시 네팔·중국 국경 검문소/소셜미디어 엑스 캡처
대홍수 당시 네팔·중국 국경 검문소/소셜미디어 엑스 캡처
실종자는 더 많다. 네팔에서 977명, 티베트에서 558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돼 전체 실종자 수는 1535명에 이른다.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조대는 특히 침수된 수력발전소와 산악지역에 고립된 주민 구조에 집중하고 있다.

네팔 군 당국은 이날 침수된 트리슐리 3A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100여명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 2대를 투입했다. 하지만 토사와 침수 피해로 현장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라자 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헬기 2대를 투입했지만 터널 입구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팔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악천후 속에서도 터널 등에 갇혀 있던 노동자와 지역 주민 350여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네팔 경찰이 홍수 피해지역에서 구조한 인원은 1545명이다.

네팔 정부는 아직 외국의 구조 지원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로크 바하두르 체트리 네팔 외교부 대변인은 다른 국가들의 지원 제안에 대해 "우리 보안 기관들이 수색과 구조 작업을 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그런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재난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홍수를 촉발한 원인이다.

현재까지 제기된 분석 가운데 하나는 해발 7234m 랑탕리룽산에서 대규모 빙하와 암석이 한꺼번에 붕괴했다는 것이다. 해발 약 5200m 지점에서 폭 600m에 달하는 빙하가 암석과 함께 무너졌고, 이 과정에서 규모 5.2 지진과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빙하와 암석, 토사가 뒤섞인 거대한 토석류가 렌데강에서 트리슐리강까지 약 70㎞를 이동하며 하류 지역을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한 지역의 하천 범람이 아니라 고산지대에서 시작된 붕괴가 수십㎞ 아래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확산시킨 셈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빙하호 붕괴'다.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으면서 형성된 호수의 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둑을 무너뜨리고 한꺼번에 방출되는 현상이다. 짧은 시간에 막대한 양의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질 수 있어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주요 재난 위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번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어느 쪽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히말라야 고산지역에서 빙하와 암석의 안정성이 약해지는 현상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 빙하 주변의 지반과 암석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빙하호의 규모도 커질 수 있다. 대규모 강우나 빙하 붕괴 같은 충격이 겹칠 경우 하류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는 돌발 홍수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피해 지역이 네팔과 중국 국경을 가로지르는 고산지대라는 점이다. 산악지형 특성상 도로와 통신망이 취약하고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 인력과 장비 투입에도 시간이 걸린다. 이번에도 터널과 산악지역에 고립된 주민들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력발전소와 도로 등 기반시설이 강과 계곡을 따라 배치돼 있다는 점도 위험을 키운다.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나 토석류가 하류로 이어질 경우 인명 피해와 함께 에너지·교통시설이 동시에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난은 히말라야에서 빙하 변화가 단순한 자연환경 문제가 아니라 인명과 기반시설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재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홍수 원인이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기온 상승과 빙하 후퇴가 이어질 경우 비슷한 형태의 돌발 홍수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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