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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까지 OPEC 이탈 검토, 국제 원유시장 변수로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8-28 14:50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를 검토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세력 재편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 확대를 토대로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을 늘리려는 구상과 OPEC의 감산·생산할당 체제가 충돌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8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측이 미국 당국자들과 OPEC 탈퇴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백악관과 베네수엘라 공보부도 관련 내용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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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의 배경에는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미국 제재 등으로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그동안 OPEC의 실질적인 생산 제한을 받지 않았다. 미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에는 OPEC의 산유량 할당 체제가 증산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에도 베네수엘라의 OPEC 이탈은 전략적인 의미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원국별 생산량을 조절해 국제유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OPEC 체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블룸버그는 미국 일부 당국자들이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협력을 통해 OPEC의 영향력을 약화할 새로운 '석유 강국' 구상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본과 베네수엘라 유전을 연결해 생산량을 늘릴 경우 국제 원유 공급을 확대하고 유가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베네수엘라가 실제로 탈퇴하면 상징적인 충격도 작지 않다. 베네수엘라는 1960년 OPEC 출범에 참여한 창설 회원국이자 남미의 회원국이다. 세계 원유시장의 생산 조절을 주도해 온 OPEC의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최근 OPEC 내부에서는 회원국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균열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산유국은 자국의 증산 필요성과 OPEC의 생산할당 사이에서 갈등을 빚어왔고, 생산량 배분을 둘러싼 불만도 반복적으로 표출됐다.

베네수엘라의 현재 원유 생산량 자체는 세계 최대 산유국들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116만배럴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장 OPEC을 떠나더라도 국제 원유 공급에 미치는 직접적인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장기적인 잠재력은 다르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어 노후화된 생산시설을 복구하고 해외 자본과 기술이 투입되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회원국 한 곳의 탈퇴'보다 향후 증산 규모에 쏠린다. 베네수엘라가 OPEC의 생산제한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증산에 나설 경우 OPEC이 국제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감산을 확대할지, 다른 산유국까지 생산 경쟁에 뛰어들지가 변수가 된다.

블룸버그는 OPEC의 시장 통제력이 약해질 경우 2020년과 같은 산유국 간 가격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도 짚었다. 공급 확대 경쟁이 벌어지면 국제유가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에도 저유가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원유 가격이 지나치게 떨어지면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셰일업체와 석유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소비자 연료비를 낮추려는 정책 목표와 자국 에너지기업의 수익성을 동시에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딜레마다.

베네수엘라의 OPEC 탈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의 증산 잠재력과 미국의 저유가 정책, OPEC의 생산조절 체제가 맞물리면서 이번 논의 자체가 향후 국제 원유시장의 공급 질서를 가늠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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