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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타·은데과 가문, NCBA 지분 66% 네드뱅크에 매각

황상욱 기자

입력 2026-09-03 15:02

케냐 중앙은행, 네드뱅크의 NCBA그룹 지분 66% 인수 승인

[넥스트포스트=황상욱 기자] 케냐 최대 은행 중 한 곳인 NCBA그룹의 경영권이 남아공 네드뱅크로 넘어간다. 케냐 중앙은행(CBK)은 지난달 28일 은행법 13조4항에 근거해 네드뱅크의 NCBA그룹 지분 최대 66% 인수를 승인했다. CBK는 31일 이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거래 규모는 139억 란드, 약 8억 4200만 달러다. NCBA 주주는 보유 주식 100주당 네드뱅크 신주 4.02994주와 현금 2100실링을 받는 조건이다.

NCBA그룹은 2019년 NIC그룹과 커머셜뱅크오브아프리카(CBA)가 합병하며 출범했다. CBA는 케냐 건국 대통령 조모 케냐타 가문과 연이 깊은 은행이었고, NIC그룹은 전 케냐중앙은행 총재 필립 은데과가 세운 은행이었다. 두 가문이 지분 3분의 2를 매각하는 구조로, 케냐타 가문은 엔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한 주식 2억 1749만 주를 포함해 상당한 차익을 손에 쥐게 됐다. 우후루 케냐타 前대통령의 동생인 무호호 케냐타도 별도로 1275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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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두 가문이 받는 몫이 1억 7000만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NCBA그룹은 현재 케냐와 우간다, 탄자니아, 르완다에서 은행업을 하고 코트디부아르에는 합작법인을, 가나에는 디지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점 122곳에서 6000만 명 넘는 고객을 상대한다.

네드뱅크가 케냐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남아공 본토의 성장 둔화가 자리한다. 남아공 대형 은행들은 자국 시장이 정체되자 해외에서 새 수익원을 찾고 있다. 네드뱅크로서는 지점망을 새로 까는 대신 이미 자리 잡은 지역 은행을 인수해 동아프리카에 발판을 마련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슨 퀸 네드뱅크 대표는 두 기관의 강점이 서로 맞물린다는 취지로 이번 인수를 설명했다. NCBA 입장에서도 대형 금융그룹 산하로 들어가면 자본력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할 여지가 커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드뱅크는 이미 지분 77.54%를 보유한 NCBA 주주들의 매각 동의를 확보한 상태이며, 남아공 준비은행 등 본국 규제기관 승인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거래는 아프리카 대륙 은행권 재편이라는 흐름 속에 있다. 국제 대형 은행들이 아프리카 리스크를 재점검하며 발을 빼는 사이, 남아공을 비롯한 역내 은행들은 오히려 규모를 키우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네드뱅크는 이미 레소토와 모잠비크, 나미비아, 에스와티니, 짐바브웨에서 영업 중이었고 이번 인수로 동아프리카까지 발을 넓히게 됐다. 스탠다드은행 같은 다른 남아공 대형 은행 역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0% 늘어난 16억 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대륙 전역에서 실적을 늘려가고 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이자 금융과 무역의 지역 허브로 꼽히는 만큼, 이 지역을 교두보 삼아 사업을 확장하려는 남아공 자본의 움직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BK는 이번 인수가 케냐 은행권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 승인이 거래 완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네드뱅크와 NCBA는 남은 조건을 충족한 뒤 최종 정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나머지 규제 승인은 3분기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냐타 가문과 은데과 가문이 세운 은행의 경영권이 요하네스버그로 넘어가는 이번 거래는 케냐 금융 자본 구조에 상징적인 변화로 남을 전망이다. 건국 초기 정치 명문가 자본이 주도하던 케냐 은행권이 국경을 넘나드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NCBA 주식 34%는 인수 뒤에도 나이로비증권거래소에서 계속 거래된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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