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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아프리카 산업용 3D프린팅망 첫 거점 구축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9-08 14:30

[넥스트포스트=이종균 기자] 해외에서 들여오던 산업용 부품을 현지에서 필요한 시점에 생산하는 아프리카 분산형 제조망이 가나에 첫 거점을 마련한다. 부품 조달 지연으로 설비가 장기간 멈추는 문제를 산업용 3D프린팅과 디지털 설계 기술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가나 엔지니어링·물류기업 소다 엔지니어링 앤드 로지스틱스(SELL)는 기술기업 아리덱스가 추진하는 '아프리카 분산형 적층제조(ADAM) 네트워크'의 가나 독점 파트너이자 운영사로 선정됐다고 7일 밝혔다.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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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네트워크는 가나를 첫 운영 거점으로 삼아 서아프리카 산업 현장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있는 아리덱스의 '옴니팩토리'를 연결한다. 필요한 산업용 부품을 주문받아 적층제조 기술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방식이다. 적층제조는 재료를 층층이 쌓아 제품을 만드는 기술로 산업용 3D프린팅으로도 불린다.

사업 대상은 광산과 석유·가스, 발전, 제조, 해운, 방위산업, 공공 부문이다. 이들 산업은 해외에서 들여온 설비나 오래된 장비를 다수 사용하고 있어 부품이 고장 나면 교체품을 확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핵심 부품 하나가 없어 생산설비 전체를 가동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한다.

새 제조망은 단종됐거나 현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부품을 디지털 방식으로 복원한다. 기존 부품을 스캔해 형태와 구조를 파악한 뒤 역설계하고, 요구되는 규격에 맞춰 산업용 3D프린터로 제작한다.

부품 재고도 디지털 정보로 전환한다. 기업이 다양한 교체 부품을 창고에 미리 쌓아두는 대신 설계자료를 저장해 뒀다가 필요할 때 생산하는 '디지털 재고'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대규모 재고를 유지하는 비용과 장거리 운송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사 아예르노르 SELL 전무는 "현재 가나에서 핵심 부품이 고장 나면 다른 대륙에서 교체품이 도착할 때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며 "이 대기시간은 가나 경제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큰 비용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가나 거점 구축 작업은 산업계 협의와 시범사업, 노후 설비 부품의 디지털화, 기술교육, 기관 간 협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구체적인 시설 규모와 생산 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리덱스는 향후 5년간 아프리카 15개국에 25개의 ADAM 네트워크 거점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각 국가의 현지 기업이 거점을 운영하고 라고스 옴니팩토리가 제조망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2027년에는 대규모 옴니팩토리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제조시설만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문인력 육성도 병행한다. SELL은 가나의 대학과 연구기관, 교육기관과 협력해 디지털 설계와 부품 스캔, 소재 선택, 첨단 제조공학 분야의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아예르노르는 "적층제조 역량은 단순히 장비를 구입한다고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보유해야 할 기술 체계"라며 "부품만 판매한다면 하나의 사업을 만드는 데 그치지만 기술인력까지 키우면 산업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를 활용한 역내 교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나와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산업부품과 설계자료,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서로 공급하면 관세 인하를 넘어 실제 거래할 수 있는 제조 기반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제조업은 생산설비 상당 부분을 외부에서 들여오는 데다 부품 공급망도 다른 대륙에 의존해 국제 물류 차질에 취약하다. 가나에서 시작하는 분산형 제조망이 계획대로 확대되면 필요한 부품을 소비지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해 설비 가동 중단을 줄이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산업용 부품은 설비 안전과 생산 품질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원재료의 성능과 제작 정밀도, 품질검증 기준을 확보해야 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현지에서 생산한 부품이 각 산업의 기술·안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입증하는 과정이 사업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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