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어 엑스포 2026'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가나 북부 타말레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지역 원료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여성·청년 주도의 시어 부가가치 확대'를 주제로 진행됐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가나는 연간 7만톤 이상의 시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 가치는 약 1억1260만달러로 추산된다. 시어버터는 화장품과 비누, 식품, 의약품 등에 사용되며 천연 원료에 대한 세계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문제는 생산국에 남는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시어 열매나 정제 수준이 낮은 원료로 수출하면 최종 제품의 기획과 브랜드, 유통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해외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
가나는 채취한 열매를 현지에서 고품질 버터나 화장품 원료로 가공하고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공설비뿐 아니라 국제 품질기준과 추적 시스템, 제품 인증, 안정적인 전력, 수출 금융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시어산업은 여성의 노동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북부 지역 여성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시어 열매를 채취하고 말리며 버터로 가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축적한 지식과 기술은 산업의 기반이 됐지만, 다수는 영세 생산자나 일용 노동자로 머물러 있다.
행사 조직위원회는 여성이 생산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산업구조를 바꾸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여성 협동조합과 기업이 가공설비와 금융, 인증, 포장기술, 해외 구매자에게 직접 접근할 수 있어야 수익 배분 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참여 확대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시어산업을 전통적인 채취 노동에 머무는 분야가 아니라 기술과 환경, 수출이 결합된 현대적인 산업으로 바꿔야 젊은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디지털 유통과 제품 디자인, 품질관리, 물류 분야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어산업 확대가 곧바로 생산자의 소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가격 변동과 중간 유통 단계,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가 수익을 압박할 수 있다. 대규모 상업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이용권이나 전통적인 채취 방식이 밀려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시어나무는 자연 상태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고 열매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무리한 생산 확대보다는 기존 나무를 보전하고 새로운 나무를 심는 장기적인 관리체계가 요구된다. 산림 훼손을 막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방식이 국제 구매자의 공급망 기준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가나 시어산업의 다음 단계는 수출 물량을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생산국이 가공과 브랜드, 유통에서 더 많은 가치를 확보하고 산업을 지탱해 온 여성과 지역사회가 그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