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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방 세리머니가 거리문화로…아비장 뒤흔든 비아마

박해도 전문위원

입력 2026-09-17 13:25

[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코트디부아르 경제수도 아비장의 거리에서 시작된 춤 '비아마'가 청년들의 새로운 문화이자 수입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네 공터에서 열린 춤 대결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면서 공연과 음악, 패션을 연결하는 창작시장도 만들어지고 있다.

비아마는 빠른 발놀림과 몸을 비트는 동작, 과장된 표정과 즉흥적인 표현이 결합된 춤이다. 일정한 안무를 정확히 재현하기보다 음악에 맞춰 각자의 개성과 유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방 세리머니가 거리문화로…아비장 뒤흔든 비아마
춤의 중심지는 아비장 서부 요푸공이다. 노동자와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서는 방과 후가 되면 청소년과 젊은 춤꾼들이 공터에 모인다. 플라스틱 의자와 간단한 음향장비가 놓이면 평범했던 동네 공간이 거리 공연장으로 바뀐다.

현지에서 '비아마'는 재미나 즐거움을 뜻하는 말로 통한다. 음악도 하나의 장르에 제한되지 않는다. 주크와 주글루, 아프로비츠 등 서로 다른 음악 위에서 동작을 만들고 경쟁한다.

비아마의 시작은 2021년 요푸공의 한 게임방에서 나온 즉흥적인 세리머니로 알려졌다. 게임에서 돈을 딴 청년이 기쁨을 표현하며 춤을 췄고 친구가 이를 촬영하면서 동작이 퍼지기 시작했다.

코트디부아르의 대표적인 대중음악인 쿠페데칼레의 영향도 크다. 빠른 리듬과 화려한 몸동작을 이어받으면서 청소년 세대의 유머와 소셜미디어 문화를 더했다. 기존 장르를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거리의 경험에 맞춰 변형한 셈이다.

확산 속도를 높인 것은 틱톡과 유튜브였다. 관객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짧은 영상은 동네 밖으로 퍼졌고, 일부 댄서는 수십만∼수백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비아마를 이끄는 댄서 겸 가수 디디 예만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수천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온라인 인기는 오프라인 공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요푸공에서 열리는 거리 행사에는 매주 수백명이 모인다. 관람료는 일반적으로 1000∼2000세파프랑이며, 규모가 큰 공연이나 도심 축제의 입장료는 1만∼1만5000세파프랑까지 올라간다.

젊은 댄서들은 공연에서 받은 사례비와 관객의 팁으로 의류나 학용품을 마련한다. 인지도를 쌓은 뒤 가수의 무대에 참여하거나 다른 도시와 유럽에서 공연하는 사례도 생겼다. 춤이 취미를 넘어 하나의 직업 경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주변 산업도 움직이고 있다. 비아마에 맞는 음악을 제작하는 편곡자와 녹음실이 등장했고, 춤꾼이 입는 화려한 스포츠웨어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상인도 늘었다. 민간 방송사는 비아마 관련 소식을 전하는 별도 프로그램까지 편성했다.

성장의 바탕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젊은 인구구조가 있다.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2가 25세 미만인 상황에서 청년들은 거액의 장비나 정규 교육 없이도 참여할 수 있는 거리문화를 만들어냈다. 휴대전화 한 대와 공개된 공간만 있으면 창작물을 제작하고 관객을 만날 수 있다.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과제도 있다. 거리 공연의 소음과 안전 문제를 조정하고 어린 참가자를 보호할 운영 기준이 필요하다. 온라인 영상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창작자와 댄서에게 어떻게 나눌지도 불분명하다.

비아마의 성장은 디지털 플랫폼이 아프리카의 지역문화를 일방적으로 세계화하는 과정만은 아니다. 청년들은 동네에서 만든 춤을 직접 촬영하고 유통하며 자신들의 일상과 표현을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바꾸고 있다. 요푸공의 거리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창작자의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pooksi@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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