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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 즐기는 우간다 사파리...수어로 만나는 야생

박해도 전문위원

입력 2026-09-29 18:01

[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자동차 엔진과 야생동물의 울음소리가 중심이던 아프리카 사파리가 수어로 자연을 읽는 여행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간다의 'SS 수어 관광'은 청각장애인이 설립하고 청각장애인 가이드가 여행을 이끄는 사파리 운영사다. 가이드는 우간다 수어와 국제수어를 사용해 동물의 움직임과 생태, 지역 문화를 설명한다.
/WIKIMEDIA COMMONS
/WIKIMEDIA COMMONS
이 업체는 청각장애인 여행가인 데니스 세바이가와 시모네 팝시가 2024년 말 공동 설립했다. 2025년 10월 우간다 정부의 관광사업자 면허를 취득한 뒤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야생·문화 관광상품을 운영해 왔다.

여행지는 우간다의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브윈디 천연국립공원에서는 고릴라를 관찰하고, 지와 코뿔소 보호구역에서는 코뿔소 추적 체험을 진행한다. 키발레 숲 국립공원의 침팬지 관찰과 머치슨폭포 국립공원의 야생동물 탐방도 주요 일정에 포함된다.

일반적인 관광상품에서도 수어 통역을 요청할 수 있지만 가이드와 여행자가 직접 수어로 소통하기는 쉽지 않다. 이동 중 갑자기 나타난 동물이나 안전 수칙을 즉시 설명해야 하는 사파리에서는 이런 소통의 차이가 여행 경험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청각장애인 가이드가 처음부터 수어 이용자를 기준으로 일정을 설계하면 설명을 듣기 위해 별도의 통역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소리를 낮춘 채 동물을 관찰하는 방식은 야생동물에 대한 자극을 줄이고 주변의 움직임에 집중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도 기존 사파리와 차이가 있다.

출범 첫해에는 우간다와 케냐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미국에서 온 여행자들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운영사는 청각장애인 가이드를 추가로 양성하고 사파리 차량을 확보해 케냐와 탄자니아, 르완다까지 여행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여행업계에서 접근성 관광은 휠체어 이동시설을 갖추는 수준에서 감각과 언어, 정보 접근권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우간다의 수어 사파리는 장애인을 기존 여행상품에 참여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가 여행을 직접 설계하고 안내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pooksi@next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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