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지역사무소가 올해 발표한 '아프리카 보건인력 현황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 보건인력은 2018년 430만명에서 2024년 572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현재 확보한 인력은 필요한 보건인력의 약 46%에 그친다.

신규 졸업자에게 상황은 더 심각하다. WHO 보고서는 일부 국가에서 새로 배출된 간호사의 69%, 의사의 58%, 조산사의 46%가 졸업 후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의료시설에서는 정식 고용 대신 자원봉사 형태로 근무하는 인력도 적지 않다.
문제의 원인은 단순히 의료인 양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각국 정부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지 않아 새 인력을 고용하지 못하거나, 의료인력이 대도시에 집중되면서 농촌과 외곽지역의 공백이 커지는 문제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의료교육과 실제 노동시장의 수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것도 구조적 원인으로 꼽힌다.
해외 이주도 인력난을 키우고 있다. WHO 조사에서는 보건인력의 약 46%가 향후 해외 이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주요 목적지는 캐나다와 미국,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다. 선진국과의 임금 격차, 열악한 근무환경, 제한적인 경력 개발 기회가 이주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WHO는 아프리카의 2030년 보건인력 부족 규모를 585만명으로 전망했다. 이전 예상치 610만명보다 줄었지만, 지역 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아프리카 각국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월 아프리카 보건장관들은 '아프리카 보건인력 의제 2026~2035'를 채택하고 2035년까지 보건인력 300만명을 추가로 교육·고용·유지하기로 했다. 단순히 사람을 더 배출하는 데서 벗어나 일자리와 재정, 근무환경을 함께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으로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의료인을 키우느냐보다 이들이 실제 의료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교육 확대만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고용과 지역별 배치, 처우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의료 접근성 격차도 줄어들 수 있다.
넥스트포스트 이종균 기자 jay@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