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26일 남아공 국가기업이니셔티브(NBI)와 협력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인력 양성과 청년·여성의 고용 기회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의 핵심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교육과 고용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 재생에너지 투자와 고용 연결 추진
남아공은 에너지 공급체계 전환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확대되면 건설과 설치, 유지보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산업이 성장하더라도 노동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구직자가 보유한 역량이 일치하지 않으면 일자리 확대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
NBI는 2030년까지 녹색경제 분야에서 10만개의 일자리 기회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현재까지 달성한 고용 실적이 아니라 향후 추진 목표다.
남아공 정부의 에너지 전환 관련 사업에서 기업의 참여를 이끌고 있는 NBI는 기술훈련과 민간기업의 채용 수요를 연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금융지원과 함께 청년과 여성에게 실질적인 취업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 지역별 인력 수요 예측하는 시스템 구축
이번 프로그램에서 주목되는 것은 노동시장 수요를 분석하는 'JET ATLAS'다.
이 시스템은 남아공 지방자치단체별로 필요한 기술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대시보드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직무가 필요한지 분석해 직업훈련 정책과 기업의 인력 확보 계획에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이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는 태양광 분야가 인력 수요를 주도하고 이후에는 풍력 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부터 2040년까지의 인력 수요에서 건설 노동자가 약 45%, 기술자가 약 1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친환경 산업의 인력 수요가 반드시 새로운 직업에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기존 건설업과 전기설비, 용접, 기술직 등에서 축적한 역량이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생에너지 설비투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전기기술자와 송전망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 석탄 중심 지역의 산업 전환도 과제
남아공의 에너지 전환은 지역경제 구조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에 따르면 남아공 석탄발전소의 약 80%는 음푸말랑가주에 집중돼 있다. 석탄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기존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와 지역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을 단순히 발전원 교체로 접근하기보다는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함께 육성할 필요가 있다.
음푸말랑가에서는 풍력에너지뿐 아니라 기후 대응형 농업, 농산물 가공, 관광·서비스업 등으로 지역경제를 다변화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직업훈련을 지역 산업의 특성과 연결하기 위한 별도 거점도 마련된다.
남아공 고등교육훈련부가 승인한 기술개발구역(SDZ)은 10월 29일 은캉갈라를 시작으로 11월 18일 노던케이프, 2027년 3월 이스턴케이프에서 순차적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아프리카개발은행과 NBI는 관련 연구 결과 두 건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 친환경 투자 성과, 고용으로 이어질까
재생에너지 산업은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기후 대응을 위한 주요 투자 분야로 떠오르고 있지만 설비투자 증가가 자동으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발전시설 건설 단계에서는 일시적인 인력 수요가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고용 효과는 관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소기업의 성장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남아공의 이번 사업은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인력을 사전에 분석하고 교육과 산업 수요를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andrew@next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