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마하마 가나 대통령과 알라산 와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지난 16일 아비장에서 열린 '코코아 경제의 미래에 관한 코트디부아르·가나 고위급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두 나라가 합쳐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는 만큼, 업계 미래를 좌우할 책임을 함께 지겠다는 게 두 정상의 설명이다.
◇ 농가 수취가 달러로 통일…작물연도도 9월로 맞춘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농가 수취가(farm-gate price) 정책을 양국이 함께 조율해 생산자 보상을 최적화하고 시장 왜곡을 줄이겠다는 데 있다. 두 나라는 시장 시너지 확대와 프리미엄 정렬, 코코아 작물연도 일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2026년 9월1일부터는 양국 모두 코코아 작기를 9월1일부터 다음 해 8월31일까지로 통일해 적용한다.
그동안 두 나라 사이의 가격 격차는 만성적인 문제였다. 농가가 보수를 더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코코아 원두를 몰래 넘기는 밀수가 활개를 쳤고, 이는 공식 유통 체계를 왜곡하고 수확량 통계를 흐리며 양국 정부의 정책 설계 능력까지 떨어뜨렸다. 가격과 일정을 하나로 맞추면 이런 밀수 유인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두 정부의 판단이다.

두 정상은 공정한 농가 보상이 코코아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핵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최종 초콜릿 가격 가운데 농가에 돌아가는 몫이 극히 일부에 그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다. 양국은 이번 합의가 코코아로 인한 이익을 서아프리카 역내에 더 많이 묶어두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이미 코트디부아르·가나 코코아 이니셔티브(CIGCI)를 통해 생활임금차등제(LID)를 도입하고, 가격 발표 시점을 맞추며, 코코아 원두 추적 시스템과 지속가능 인증 기준에서도 협력을 쌓아왔다. 이번 합의는 그 협력을 가격 책정과 작물연도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 과제도 산적…질병·기후변화·대체재까지
다만 두 정상은 코코아 업계가 마주한 도전이 여전히 만만치 않다는 점도 함께 인정했다. 가격 변동성과 불법 금광 채굴로 인한 농지 훼손, 기후변화, 코코아 대체재 확산, 점점 엄격해지는 국제 지속가능성 요건이 동시에 산업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코코아나무 괴사병(CSSVD)은 서아프리카 코코아 벨트 전역에서 병든 나무를 베어내야 할 만큼 수확량을 갉아먹고 있다.
이에 두 나라는 병해 방제를 위한 과학 협력을 강화하고, 원두 수출에 머물지 않고 국내 가공·부가가치화를 확대하며, 코코아 제품의 역내 소비도 늘리기로 했다. 가격 조율의 실무 작업은 별도 기술 작업단(task force)이 맡아 구체적인 산정 방식과 원칙을 설계할 예정이다.
양국은 이번 협력 틀을 다른 아프리카 코코아 생산국으로도 확대해, 역내 정책 조율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동 협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가나의 코코아 산업은 최근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코코아 수출액은 38억6000만 달러로 늘었지만, 2023/24 작기 생산량은 53만 톤에 그쳐 수십 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액 증가가 생산량 회복이 아니라 국제 가격 상승에 기댄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가격 일치 합의가 실제 농가 소득과 생산 기반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다음 과제로 남는다.
넥스트포스트 황상욱 기자 nextpost0113@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