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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어컨 품귀 확산, 설치까지 최대 3개월 대기

박해도 전문위원

입력 2026-06-02 14:29

[넥스트포스트=박해도 전문위원] 일본에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부터 에어컨 설치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가전 매장에는 에어컨 구매 상담이 몰리고 있다. 일부 모델은 배송과 설치까지 최대 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을 사도 여름 성수기 안에 설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LG전자 에어컨/LG 전자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LG전자 에어컨/LG 전자
수요가 몰린 배경에는 2027년부터 적용될 가정용 에어컨 에너지 절약 기준 강화가 있다. 일본 정부는 탈탄소 사회 전환을 위해 가정용 에어컨의 에너지 소비 효율 기준을 현재보다 최대 35%가량 높이기로 했다. 새 기준을 충족한 제품은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지만, 보급형 모델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에어컨을 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전기공업회 조사에서 지난 4월 일본 에어컨 출하 금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34% 늘어난 1002억 엔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수요 증가만 문제가 아니다. 설치 자재 수급도 흔들리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와 구리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배관, 호스, 퍼티 등 에어컨 설치에 필요한 자재 확보가 어려워졌다.

자재값과 유류비 부담이 겹치면서 설치비도 올랐다. 일본 내 에어컨 설치 비용은 몇 달 전보다 약 20%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는 제품 가격 인상 우려에 구매를 서두르고 있지만, 설치 단계에서는 대기 기간과 추가 비용 부담을 함께 겪는 상황이다.

올여름 폭염 가능성과 6월 전기요금 인상 전망도 에어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미리 갖추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전 매장 상담과 설치 예약이 동시에 밀리고 있다.

소비자 피해 우려도 나온다. 설치 자재 부족을 이유로 현장에서 예상보다 높은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어서다. 일본 국민생활센터는 계약 전 설치 환경을 정확히 알리고, 여러 업체에서 추가 비용 가능성이 적힌 견적서를 받아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에어컨 시장의 혼란은 규제 변화와 공급망 불안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 사례다. 제품 구매뿐 아니라 설치 인력과 자재 확보까지 맞물려야 하는 가전 시장의 병목 현상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더 뚜렷해지고 있다.

넥스트포스트 박해도 전문위원 nextpost01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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