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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기술 빗장 걸었다, 해외투자 위반 땐 자산 몰수

한유리 전문위원

입력 2026-06-02 14:34

[넥스트포스트=한유리 전문위원] 중국이 인공지능과 첨단기술,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대외투자 규제를 강화한다.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을 공포했다. 새 규정은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규정은 모두 34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기업이나 개인이 해외 투자 과정에서 국가가 제한한 상품, 기술, 서비스, 데이터 등을 당국 허가 없이 해외로 이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습니다. 로봇 활용 제조 공정 테스트 베드./기계연
위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습니다. 로봇 활용 제조 공정 테스트 베드./기계연
우회 이전도 막는다. 기술 인력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외국 기업에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제한 대상 기술과 데이터를 옮기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단순한 자본 이동뿐 아니라 인력과 데이터 이동까지 대외투자 관리 범위에 넣은 셈이다.

처벌 조항도 구체화됐다. 중국 당국은 국가가 금지한 투자로 판단하면 투자 중단과 자산 처분을 명령할 수 있다. 불법 수익 몰수도 가능하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투자액의 최대 1%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이 대외투자 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문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관리 대상이던 해외 투자가 처벌 가능성을 갖춘 규제 체계로 바뀌는 흐름이다.

새 규정에는 맞대응 조항도 담겼다. 외국 정부나 기업이 중국 투자에 차별적 제한 조치를 할 경우 중국도 투자 제한과 시장 거래 금지 등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 해당 외국 기업이나 기관의 중국 내 투자와 시장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대중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중국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해외 투자와 기술 이전에 대한 심사를 더 촘촘히 하는 모습이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의 중국계 인공지능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거래를 불허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규정이 보호적이고 방어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중국 투자자와 해외 투자 활동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해외에 있는 중국 이익이 위협받거나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정상적인 시장 거래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새 규정이 대외 개방과 대외투자의 질적 발전을 촉진하고 투자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투자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장치의 성격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정이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 자체를 막기 위한 조치라기보다 민감 기술의 이전 경로를 관리하려는 성격이 크다고 봤다. 싱가포르경영대학의 푸팡젠 교수는 연합조보 인터뷰에서 "AI와 첨단기술, 국경 간 데이터 이동과 관련한 투자를 보다 정교하게 관리하려는 조치"라며 "전기차 등 전략 산업의 해외 진출을 제한하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정법대 세계무역기구 법률연구센터의 스샤오리 주임은 글로벌타임스에 "새 규정은 외국 법인을 활용해 중국 자본이라는 사실을 희석하는 방식의 우회 투자가 불법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마누스 사례를 거론하며 중국 기업에 대외투자 규정 준수를 상기시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넥스트포스트 한유리 전문위원 nextpost01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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