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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째 반복되는 장면...아크라는 왜 매년 잠기나

한유리 전문위원

입력 2026-06-30 16:05

마하마 대통령, 홍수대응팀과 아크라·테마 현장 점검
긴급구호 나섰지만, 배수 인프라·불법건축 단속은 숙제로

[넥스트포스트=한유리 전문위원] 아크라가 또 물에 잠겼다. 대통령이 직접 현장에 나섰지만, 시민들이 마주한 장면은 낯설지 않았다.

존 드라마니 마하마 대통령은 지난 29일 홍수대응팀(Anti-Flood Task Force) 관계자들과 함께 아크라·테마와 인근 지역의 침수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 지난 27일부터 사흘째 이어진 폭우로 주택과 상가, 공공 기반시설이 물에 잠겼고, 특히 저지대 지역의 경제·사회 활동이 심각하게 마비됐다.

◇ 사흘째 폭우…저지대 마비, 시장도 침수
이번 폭우는 27일 밤부터 시작돼 29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레이터아크라주 곳곳에서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며 차량과 보행자의 이동이 사실상 끊겼다. 출근길 시민들은 침수된 도로를 피해 다른 길을 찾느라 발이 묶였고, 일부 운전자들은 운행 자체를 포기했다. 배수가 안 되는 저지대 지역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존 드라마니 마하마 대통령/GNA(Ghana news agency)
존 드라마니 마하마 대통령/GNA(Ghana news agency)
◇ 대통령실 "긴급 대응 강화"...주거·상업시설 피해 점검
대통령실은 이번 현장 방문이 정부의 강화된 홍수 대응 조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인명과 생계, 핵심 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 개입과 구호 지원, 장기 대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피해를 입은 모든 개인과 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복구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침수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는 지속 가능한 해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작업·주택·수자원부의 케네스 길버트 아제이 장관도 이날 동행해 침수 원인을 직접 확인하고 응급 공학적 대응책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아제이 장관은 "가구와 상인, 운송업자, 기업들이 겪을 고통과 혼란, 경제적 어려움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피해를 입은 분들께 정부가 구호와 복구, 재건 노력을 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 가나수문청·NADMO 가동...불법 건축물 단속도 병행
작업·주택·수자원부에 따르면 가나수문청(Ghana Hydrological Authority)은 국가재난관리기구(NADMO), 그레이터아크라주 지역조정위원회, 각 지방자치단체, 치안 당국과 협력해 긴급 대응팀 투입, 이재민 대피 지원, 구호 물품 배포, 피해 시설 점검, 침수 취약 지역의 배수로 정비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레이터아크라주 지역조정위원회는 최근 몇 주간 지자체들과 함께 배수로와 수로, 습지 등 핵심 자연 저류 공간을 막고 있는 불법 건축물 철거 작업도 병행해 왔다고 전했다. 폭우로 퇴적물이 쌓이고 막힌 주요 배수로에 대한 준설·굴착 작업도 시급히 진행 중이다.

◇ 2015년 참사 이후 11년째 반복...구조적 해법 요구 커져
아크라의 홍수 문제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6월3일에는 콰메 은크루마 로터리 인근 주유소에서 침수와 화재가 동시에 발생해 1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참사가 있었다. 도시 전문가들과 공학자들은 수십 년간 누적된 부적절한 토지 이용 계획과 규제 집행 부족, 습지·수로 무단 개발이 침수 피해를 키운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해 왔다. 한때 빗물을 흡수했던 자연 저류 공간이 콘크리트로 덮이면서 예전 같으면 충분히 감당했을 강우량도 도시를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구조가 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매년 배수 시설과 홍수 통제 대책에 투자해 왔지만, 인프라 구축에는 수년이 걸리는 반면 홍수는 몇 시간 만에 도시를 뒤덮는다는 한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인프라 투자와 함께 '재정적 보호' 체계를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가나는 재무부와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 보험사들과 협력해 그레이터아크라 지역을 대상으로 한 파라메트릭 홍수보험 모델을 설계한 바 있다. 이는 강우량이나 침수 심각도 등 사전에 정한 기준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방식으로, 신속한 구호와 생계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가나에서는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로, 실제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넥스트포스트 한유리 전문위원 nextpost011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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